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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6년 5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H중공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사건에서 노동조합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한정되고,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종전 법리가 여전히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가 인정되는 사용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해석하였고, 나아가 반대의견을 통해 현 노동조합법의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해석기준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1. H중공업 사건의 진행 경과
2. H중공업 사건에서 대법원 다수의견의 판단
3.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대립
4. 반대의견이 구체화한 실질적 지배력의 판단 기준
5. 시사점
1. H중공업 사건의 진행 경과
원고 노동조합은 H중공업의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H중공업 사내하청지회를 두고 있었고, 총 5차례에 걸쳐 H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의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H중공업은 자신이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습니다.
원고 노동조합은 원청인 H중공업이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며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단체교섭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과 항소심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 개념에 관한 종전 법리에 기초하여 원청과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사용종속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청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울산지방법원 2018. 4. 12. 선고 2017가합20070 판결, 부산고등법원 2018. 11. 14. 선고 2018나53149 판결), 이에 원고 노동조합이 상고하였습니다.
대법원에 사건 계류 중 2025. 9. 9. 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 2026. 3. 10.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에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는 후문이 추가되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의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해당 규정에 관한 경과규정이 없어 이 사건에는 구 노동조합법 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7년 이상 심리 끝에 비로소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하여, H중공업이 원고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H중공업 사건에서 대법원 다수의견의 판단
상고심의 주요한 쟁점은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종전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다수의견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한정되고,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수의견은 입법자가 대법원의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하여 제2조 제2호의 후문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입법적 결단을 하여 법을 개정한 것이 분명하지만,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2016년경의 단체교섭 사안에 관하여 개정 노동조합법의 규정과 유사한 내용의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대립
한편 대법관 4인은 반대의견에서,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는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하였습니다.
비록 반대의견은 이번 사건의 법적 결론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으나, 개정 노동조합법이 이미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이라는 문언을 명시적으로 도입한 이상,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 및 사용자성 판단에 있어 중요한 참고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반대의견은 간접고용 구조에서의 사용자성 판단기준과 고려요소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개정 법 하에서는 실무상 의미가 큽니다.
대법원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쟁점별 입장을 요약하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반대의견이 구체화한 실질적 지배력의 판단 기준
또한 4인 반대의견은 단순히 ‘실질적 지배력설’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급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도급인의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과 고려요소를 제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반대의견은 수급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도급인의 지위는 ① 교섭요구사항과 관련된 수급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도급인이 사실상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어 해당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부라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되고, ② 나아가 수급근로자의 도급인에 대한 경제적 종속성의 실질에 비추어 수급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도급인에 대하여도 해당 교섭사항에 대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시킬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하여야 할 요소들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비록 반대의견에서 제시된 기준이기는 하나, 개정 노동조합법상 ‘실질적 지배력’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을 엿볼 수 있어 향후 원청의 사용자성 해석 및 판단에 중요한 참고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5. 시사점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구 노동조합법상 원청의 단체교섭의무와 관련하여 종전의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설”을 유지한 판결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전 시기의 사용자성 분쟁에 있어 명확한 판단기준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이번 판결의 법리에 따라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은 간접고용 구조에서 노동3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중심으로 사용자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원청의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세부 기준과 고려요소까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에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협력업체 운영 구조, 현장 관리 방식 및 도급 운영 관행 전반을 점검하고, 원청의 각종 관여 행위가 개정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 또는 단체교섭의무와 어떠한 관계에서 평가될 수 있는지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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